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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데드 스페이스 (Dead Space, 2008)

인터피 2022. 8. 12. 07:04

EA에서 출시하고, 레드우드 쇼어에서 개발한 데드 스페이스(Dead Space) 를 플레이했다. SF 코즈믹 호러 장르의 FPS, 아니 TPS 장르로 출시되었다. 문득, 하늘 위 우주에 나 혼자 둥둥 떠있으면 무슨 생각이 들까? 하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공기가 없으니 소리도 안 들릴 것 같은데, 정말 아~무 것도 없는 곳에 혼자 있으면 미치지 않을까? 그런 경험을 조금이나마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공허하다

불행한 시작

주인공인 아이작은 먼 미래에, 우주에서 운석 채굴을 해 돈을 버는 거대 기업의 엔지니어이다. 사랑하는 여자친구인 니콜도 있다. 니콜은 잠시 ‘이시무라 호’ 라는 채굴용 우주선에 출장을 간 상태.

그런데, 니콜이 긴급 메시지를 보내는데 뭔가 이상하다. 도와달라고 하면서 여기 아무도 없다고 한다. 그 후 이시무라 호와의 교신이 완전이 끊기고, 기업은 이시무라 호에 아이작을 포함한 조사대를 보낸다.

이시무라 호에 도착해 보니 사람은 온데간데 없고, 갑자기 괴물이! 후다다루ㅏ아우ㅜㅋ팇칰 나타나면서 상황은 긴박하게 흘러간다. 설상가상으로 그 괴물들이, 조사대가 타고 온 함선마저 부셔트렸다. 아… 망했어요! 괴물은 우글대는데, 조사대로 같이 온 동료 중 생존자인 대장 헤먼드와 켄드라는 튀어야 해! 싸워야 해! 라며 티격태격대질 않나.. 아이작은 거의 기능이 정지된 이시무라 호를 헤집어가며 하나씩 원상복구 시킨다. 그러면서 알게 되는 이 함선의 무서운 비밀과 음모를 맞딱뜨리게 되는데…

혼자 왔니? oㅅO

비주얼에 한 번

공포의 요소 중 가장 큰 부분은 바로 ‘보이는 것’. 피가 튀고 살점이 날아가지 않아도 충분히 무서운 호러 게임도 있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호러에 비주얼이 빠지면 섭하다. 작중 괴물 포지션인 네크로모프를 마주할 때, 그리고 싸울 때 이 게임의 잔인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호러 액션게임, 아니 그냥 액션게임이라도 인간형 괴물 또는 인간인 적을 빨리 죽이려면 어떻게 해야 되던가? 우리가 흔히들 말하는 ‘헤드샷’ 을 날려 속전속결을 볼 수 있었다. 근데, 이 게임은 역발상으로, 사지를 끊어야 죽는다. 능지처참?! 반대로, 머리를 날리자! 하면서 헤드샷을 쏘면, 되려 머리없는 녀석이 뚜벅뚜벅 걸어와서 더 무섭다. ㅠㅠ

주인공의 HP 가 다 되면, 그냥 풀썩 쓰러지고 게임 오버가 된다고? 이 게임은 그렇게 시시껄렁하게 주인공의 최후를 장식해주지 않는다. 주인공의 데드 씬이 너무 다양하고 잔인해서, 한 번 보게되면 ‘아… 다시는 죽지 말아야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네크로모프의 기다란 팔에 관통당하는 건 기본, 되려 적들이 주인공의 사지를 찢어 발기는 장면도 있고, 어떤 장면은 주인공 다리가 잘렸는데 주인공이 그 다리를 들고 ‘아니, 내가 다리가 잘리다니! 말도 안된다고..’ 라며 울부짖다가 머리가 뎅겅 날아가기도 하고, 가오리같은 놈한테 빨아먹혀 역으로 주인공이 괴물이 되는 장면도 있고…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이런 비극적 요소도 비주얼적인 잔인함에 한 몫 한 셈.

반대로, 함선에 널부러진 네크로모프의 유해를 다리로 짓이길 수 있다. 이렇게 정말로 죽었는지 살았는지 확인사살을 강요하는데, 하지 않으면 스멀스멀 등 뒤에서 일어나 기습하는 살떨리는 순간을 맞이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운드에 또 한번

혹시 공포영화를 볼 때, 소리를 죄다 끄고 영상만 본 기억이 있을까? 필자는 아마 <링>을 볼 때가 처음이었는데, 아무리 무서운 영화라도 음향 효과 없는 공포장면은 마치 귀신이 원맨쇼 하는 것 같은 우스꽝스러운 상황으로 보일 것이다. 그만큼 음향효과도 호러 게임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인데, 이 게임은 그 효과음도 아주 잘 살렸다.

네크로모프가 나타나기만 하면, 위기감을 조성하는 효과음이 어김없이 등장한다. 노이로제가 걸릴 정도로 자주 들을 경고음인데, 어떤 경우는 방에 가둬두고 효과음만 내고 한동안 아무도 안 나오기도 하고 이럴 땐 참… 어디서 뭐가 나오는지 모르니까. 소리 한 번으로 플레이어를 지배하게 되는 셈이다.

배경음 뿐만 아니라 게임 안에서 들리는 사운드 역시 무섭다. 자동문이 끼익끼익 거리거나, 빈 복도에 미친 사람이 웃고 다니거나, 네크로모프 괴물이 괴성을 질러대기도 한다. 이 게임의 대표적인 장면인, 미친 사람이 벽에 머리를 찧는 장면. 그 쿵쿵 소리가 지금 생각해도 최고의 연출이라고밖엔 말 할 수가 없네요.

게이머가 아닌 주인공을 위한 인터페이스

이 게임은 게임 인터페이스가 없다. 자세히 말하면, 인터페이스가 게임에 녹아 들어가 있어서 아이작이 조작하는 모습을 우리가 보는 것일 뿐. 체력 바는 아이작의 등 뒤에, 아이템 리스트나 기술 업그레이드표, 수집했던 것들은 아이작의 눈에서 나오는 빔으로 표시된다. 우리는 그저 아이작의 시선을 따라갈 뿐이다.

이런 인터페이스를 시도한 이유가 과연 뭘까? 유저가 더욱 게임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진 않을까? 그리고 인터페이스를 다각화하기 위해 FPS 가 아닌 TPS 를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 같다. FPS의 경우 총구만 보이기 때문에 앞의 적만 보이지만, TPS의 경우, 상호작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확대함과 동시에, 등 뒤의 네크로모프가 팔을 휘젓는 모습마저 플레이어가 볼 수 있으니까.

소지품을 확인해 보자

외톨이가 아니야

죽음의 우주선에서 홀로 남겨진 컨셉은 확실히 유저들을 공포에 몰아넣기 충분한 세계인 듯 하다. 게다가 싱글플레이 하나로 게임을 팔아야 했기 때문에 스토리의 짜임새도 무척 좋다. 이 게임의 프로모션을 위해 애니메이션과 그래픽 노블을 제작했을 정도로 스토리에 많은 신경을 썼으니까.

이 게임은 속편이 이미 나와있다. 그리고 3편도 제작중이다. 아마 시나리오 상 사골곰탕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끊임없이 나오는 네크로모프를 상대로 아이작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 2012년에 작성한 것을 각색했습니다. 1편의 리메이크와 더불어, 1편 제작진이 만드는 신작 ‘칼리스토 프로토콜’ 역시 기대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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